서울대 청소노동자 사망 실태조사…“이번 사건은 사회적 죽음”

입력 2019.08.21 (21:25) 수정 2019.08.21 (2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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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 9일 서울대학교에서 60대 청소노동자가 열악한 휴게실에서 숨진 사건과 관련해, 고용노동부가 실태조사에 나섰습니다.

학생들도 학교 측의 대책 마련을 촉구했습니다.

박영민 기자입니다.

[리포트]

계단 밑 빈 공간을 터 만든 3.5 제곱미터의 작은 방.

서울대학교 청소노동자들이 돌아가며 쉬는 공간입니다.

연일 40도를 육박하는 폭염 속에서도 창문도, 에어컨도 없이 선풍기 한 대에 의지해 쉬어야 합니다.

[원호진/서울대 청소노동자 : "(물도 밖에서 직접 떠다가 냉장고에 넣어두고 드시는 거예요?) 네네, 이 냉장고도 우리가 주워다가.."]

이 곳에서 쉬던 청소노동자가 사망한 지 12일 만에 고용노동부가 실태조사에 나섰습니다.

초점은 서울대가 휴게 시설을 기준에 맞게 운영했는지 여붑니다.

하지만, 한 눈에 봐도 지난해 7월 고용노동부가 제시한 휴게시설 설치 운영 가이드에 미치지 못합니다.

최소 면적 기준에 미치지 못했고, 창문이 없어 환기장치는 노동자들이 직섭 설치했습니다.

냉장고 등 필요한 비품도 노동자들이 직접 구해왔습니다.

학생들도 학교 측의 사과와 업무환경 개선을 요구하며 온라인 서명운동을 시작했습니다.

[이민영/비정규직 없는 서울대 만들기 공동행동 : "이런 더운날 청소노동자께서 돌아가신 것은 학교가 노동자분들께 정당한 휴게공간을 제공하지 않고 열악한 환경에 방치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자성의 목소리도 잇따랐습니다.

서명운동에 동참한 우희종 수의학과 교수는 SNS에 청소노동자들이 쉴 공간을 확보하지 못한 데에는 교수 중심으로 공간을 배정하는 잘못된 학내 문화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고용노동부는 이번 주 안으로 실태 조사를 마무리하고 노동부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부분에 대해 학교 측에 시정 조치를 요구할 예정입니다.

KBS 뉴스 박영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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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대 청소노동자 사망 실태조사…“이번 사건은 사회적 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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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19-08-21 22: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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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 9일 서울대학교에서 60대 청소노동자가 열악한 휴게실에서 숨진 사건과 관련해, 고용노동부가 실태조사에 나섰습니다.

학생들도 학교 측의 대책 마련을 촉구했습니다.

박영민 기자입니다.

[리포트]

계단 밑 빈 공간을 터 만든 3.5 제곱미터의 작은 방.

서울대학교 청소노동자들이 돌아가며 쉬는 공간입니다.

연일 40도를 육박하는 폭염 속에서도 창문도, 에어컨도 없이 선풍기 한 대에 의지해 쉬어야 합니다.

[원호진/서울대 청소노동자 : "(물도 밖에서 직접 떠다가 냉장고에 넣어두고 드시는 거예요?) 네네, 이 냉장고도 우리가 주워다가.."]

이 곳에서 쉬던 청소노동자가 사망한 지 12일 만에 고용노동부가 실태조사에 나섰습니다.

초점은 서울대가 휴게 시설을 기준에 맞게 운영했는지 여붑니다.

하지만, 한 눈에 봐도 지난해 7월 고용노동부가 제시한 휴게시설 설치 운영 가이드에 미치지 못합니다.

최소 면적 기준에 미치지 못했고, 창문이 없어 환기장치는 노동자들이 직섭 설치했습니다.

냉장고 등 필요한 비품도 노동자들이 직접 구해왔습니다.

학생들도 학교 측의 사과와 업무환경 개선을 요구하며 온라인 서명운동을 시작했습니다.

[이민영/비정규직 없는 서울대 만들기 공동행동 : "이런 더운날 청소노동자께서 돌아가신 것은 학교가 노동자분들께 정당한 휴게공간을 제공하지 않고 열악한 환경에 방치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자성의 목소리도 잇따랐습니다.

서명운동에 동참한 우희종 수의학과 교수는 SNS에 청소노동자들이 쉴 공간을 확보하지 못한 데에는 교수 중심으로 공간을 배정하는 잘못된 학내 문화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고용노동부는 이번 주 안으로 실태 조사를 마무리하고 노동부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부분에 대해 학교 측에 시정 조치를 요구할 예정입니다.

KBS 뉴스 박영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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