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의 눈] “맞춤용 특혜 채용에 심사위원끼리 공모”

입력 2019.06.17 (21:15) 수정 2019.06.17 (2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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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우리나라도 노벨상 수상자를 내보자, 이런 목적으로 만든 과학조직이 하나 있습니다.

2011년이었는데요, 기초과학연구원, IBS라는 조직을 만들었습니다.

당시 회자되기를, 단군이래 최대 기초과학 프로젝트라는 표현도 나왔는데요.

중이온 가속기 사업단과 다른 기초과학연구단 30개, 이 정도 규모였습니다.

예산도 많이 들어갔습니다.

1년 예산 4천억원, 지금까지 2조원이 넘습니다.

당연히 최고의 전문가를 뽑아야 했지만, 반대로 여기서도 부정채용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KBS 취재팀이 정부의 감사보고서를 입수해 확인했는데요.

정아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총예산 1조4천억 원.

세계 최대 규모 중이온 가속기 건설 현장입니다.

이 시설 건설부장인 A씨는 원자력시설 건설 경력을 인정받아 2015년에 채용됐습니다.

채용 당시 인사팀에서 처음 요구한 경력은 "건축분야 실무경력 15년 이상".

그런데 채용 공고에는 "원자력시설 건설 실무경력 15년 이상"으로 조건이 갑자기 바뀌었습니다.

결국 A씨에게 꼭 맞게 바뀐 자격에 A씨만 단독 지원해 합격했습니다.

어떻게 이렇게 됐을까?

KBS가 단독입수한 과기정통부의 감사보고서에는 당시 정 모 단장이 A씨에게 지원하라고 하고, A씨는 응시하겠다고 한 뒤 지원 자격을 A씨에 맞게 바꾼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과기정통부 관계자 : "저희들이 볼 때 이건 규정을 넘은 거다, 이렇게 감사관들이 판단을 해갖고 요구를 한 거지."]

맞춤 채용은 단장이 달랐던 2014년에도 마찬가지.

똑같은 건설부장인데 당시 지원 자격엔 '건설 운영시스템 개발 경험'을 조건으로 내걸었습니다.

역시 특정인과 사전면담하고 경력에 맞춰 조건을 바꾼 겁니다.

심지어 면접 심사위원끼리 특정인을 뽑도록 공모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단장이 바뀔 때마다 특정지원자에 맞춰 자격을 바꿨지만 당사자들은 부당거래는 없었다고 말합니다.

[가속기사업단 전 단장 : "제가 와가지고 직무를 보장하면서 한 것도 아니고, 필요한 인재가 어떤 분인가 리스트를 만들었고, 그분들 한 분 한 분 들으면서…. 단장이 해야 하는 일이 그런 일 아니에요?"]

해당 자리는 사업 건설비 6천억 원을 관리하는 요직입니다.

과기부는 단장의 부당한 개입으로 보고 청탁 여부 등을 가리기 위해 수사를 의뢰하도록 했습니다.

KBS 뉴스 정아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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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의 눈] “맞춤용 특혜 채용에 심사위원끼리 공모”
    • 입력 2019-06-17 21:19:18
    • 수정2019-06-17 22:0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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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우리나라도 노벨상 수상자를 내보자, 이런 목적으로 만든 과학조직이 하나 있습니다.

2011년이었는데요, 기초과학연구원, IBS라는 조직을 만들었습니다.

당시 회자되기를, 단군이래 최대 기초과학 프로젝트라는 표현도 나왔는데요.

중이온 가속기 사업단과 다른 기초과학연구단 30개, 이 정도 규모였습니다.

예산도 많이 들어갔습니다.

1년 예산 4천억원, 지금까지 2조원이 넘습니다.

당연히 최고의 전문가를 뽑아야 했지만, 반대로 여기서도 부정채용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KBS 취재팀이 정부의 감사보고서를 입수해 확인했는데요.

정아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총예산 1조4천억 원.

세계 최대 규모 중이온 가속기 건설 현장입니다.

이 시설 건설부장인 A씨는 원자력시설 건설 경력을 인정받아 2015년에 채용됐습니다.

채용 당시 인사팀에서 처음 요구한 경력은 "건축분야 실무경력 15년 이상".

그런데 채용 공고에는 "원자력시설 건설 실무경력 15년 이상"으로 조건이 갑자기 바뀌었습니다.

결국 A씨에게 꼭 맞게 바뀐 자격에 A씨만 단독 지원해 합격했습니다.

어떻게 이렇게 됐을까?

KBS가 단독입수한 과기정통부의 감사보고서에는 당시 정 모 단장이 A씨에게 지원하라고 하고, A씨는 응시하겠다고 한 뒤 지원 자격을 A씨에 맞게 바꾼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과기정통부 관계자 : "저희들이 볼 때 이건 규정을 넘은 거다, 이렇게 감사관들이 판단을 해갖고 요구를 한 거지."]

맞춤 채용은 단장이 달랐던 2014년에도 마찬가지.

똑같은 건설부장인데 당시 지원 자격엔 '건설 운영시스템 개발 경험'을 조건으로 내걸었습니다.

역시 특정인과 사전면담하고 경력에 맞춰 조건을 바꾼 겁니다.

심지어 면접 심사위원끼리 특정인을 뽑도록 공모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단장이 바뀔 때마다 특정지원자에 맞춰 자격을 바꿨지만 당사자들은 부당거래는 없었다고 말합니다.

[가속기사업단 전 단장 : "제가 와가지고 직무를 보장하면서 한 것도 아니고, 필요한 인재가 어떤 분인가 리스트를 만들었고, 그분들 한 분 한 분 들으면서…. 단장이 해야 하는 일이 그런 일 아니에요?"]

해당 자리는 사업 건설비 6천억 원을 관리하는 요직입니다.

과기부는 단장의 부당한 개입으로 보고 청탁 여부 등을 가리기 위해 수사를 의뢰하도록 했습니다.

KBS 뉴스 정아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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