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목일의 비극’ 1년 중 산불 가장 많았던 날…이유는?

입력 2019.04.06 (10:35) 수정 2019.04.06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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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밤 강원 고성군에서 시작된 산불이 식목일인 5일까지 이틀 째 이어졌다. 1박 2일 동안 계속된 산불로 1명이 숨지고 주민 11명이 부상했다. 강풍을 타고 번진 산불은 산림 면적 250만㎡를 태웠다.

나무를 심는 날인 식목일에 난 큰불로 문재인 대통령은 식목일 행사까지 취소하고 강원 산불 현장을 찾아 이재민을 위로했다.

KBS 데이터저널리즘팀이 산림청에서 제공하는 산불 데이터를 공공 API로 수집해 분석한 결과, 지난 16년 간(2003~2018년) 식목일에 산불이 가장 많이 났던 것으로 나타났다.

산림청이 공개한 산불 발생 통계를 보면 2003년부터 2018년까지 전국에서 6,859건의 산불이 났다.


월별로 보면 3월에 발생한 산불이 1,744건(25.4%)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4월 산불 1,651건(24.1%), 2월 산불 897건(13.1%) 순이었다. 대게 건조한 날씨가 이어지며 건조주의보가 발효되는 늦겨울과 초봄 사이에 60% 이상의 산불이 집중된 것이다.

반대로 습도가 높은 여름철(7~9월)에 발생한 산불은 16년 동안 211건(3.1%)에 불과했다.

청명·한식과 겹치는 식목일 "산불에 취약"

2003년부터 2018년까지 산불이 가장 많이 난 날은, 나무를 심는 날인 식목일(4월 5일)이었다.

16년간 식목일에 발생한 산불은 120건으로 같은 기간 전체 건수의 1.7%를 차지했다. 식목일 다음 날인 4월 6일 발생한 산불이 104건(1.5%), 3월 28일 산불이 102건(1.5%)으로 뒤를 이었다.


식목일 전날인 4월 4일에도 16년 동안 89건(1.3%)의 산불이 발생했다. 이는 산불 발생이 1년 중 여섯 번째로 많은 날로, 식목일을 전후해 산불이 빈번했다.

식목일에 산불이 많이 나는 것은 풍습·문화와 기후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조선호 소방청 대변인은 “통상 청명, 한식과 시기가 겹치는 식목일에 성묘객이나 등산객이 증가해 담배꽁초 등으로 인해 산불이 많이 난다"며 "날씨가 건조한 가운데 농사 준비를 위해 쓰레기를 태우다 발생하는 산불도 적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렇다고 해도 유독 4월 5일에 산불이 집중된 이유는 무엇일까?

공휴일 해제하자 식목일 산불 급감

2005년까지 식목일이 공휴일이었던 점을 식목일 산불이 빈번했던 원인으로 꼽을 수 있다.

16년 동안 산불이 가장 많았던 요일은, 쉬는 날을 맞아 산을 찾는 이들이 느는 일요일(1,243건·18.1%)과 토요일(1,155건·16.8%)이다.

식목일의 경우, 공휴일이었던 2003년부터 2005년까지 발생한 산불은 61건으로 같은 기간 전체 산불(1,331건)의 4.6%였다. 반면 공휴일 지정이 해제된 2006년부터 2018년까지 발생한 식목일 산불은 전체(5,528건)의 1.1%인 59건이었다.

식목일 공휴일이던 때 3년간 발생한 산불이 공휴일 해제 이후 13년 동안 발생한 것보다도 많은 것이다.

조 대변인은 “식목일이 공휴일이던 때는 요즘과 달리 곳곳에서 나무 심기 행사가 진행됐다”며 “대규모 인원이 산을 오가다 보니 발화 요인도 그만큼 많았다”고 말했다.

한편 소방청은 매년 식목일 즈음 산불 예방 홍보 활동을 하며 특별 경계 근무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데이터 수집 분석 : 김명윤 윤지희
데이터 시각화 : 권세라 강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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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식목일의 비극’ 1년 중 산불 가장 많았던 날…이유는?
    • 입력 2019-04-06 10:35:01
    • 수정2019-04-06 11:20:45
    취재K
4일 밤 강원 고성군에서 시작된 산불이 식목일인 5일까지 이틀 째 이어졌다. 1박 2일 동안 계속된 산불로 1명이 숨지고 주민 11명이 부상했다. 강풍을 타고 번진 산불은 산림 면적 250만㎡를 태웠다.

나무를 심는 날인 식목일에 난 큰불로 문재인 대통령은 식목일 행사까지 취소하고 강원 산불 현장을 찾아 이재민을 위로했다.

KBS 데이터저널리즘팀이 산림청에서 제공하는 산불 데이터를 공공 API로 수집해 분석한 결과, 지난 16년 간(2003~2018년) 식목일에 산불이 가장 많이 났던 것으로 나타났다.

산림청이 공개한 산불 발생 통계를 보면 2003년부터 2018년까지 전국에서 6,859건의 산불이 났다.


월별로 보면 3월에 발생한 산불이 1,744건(25.4%)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4월 산불 1,651건(24.1%), 2월 산불 897건(13.1%) 순이었다. 대게 건조한 날씨가 이어지며 건조주의보가 발효되는 늦겨울과 초봄 사이에 60% 이상의 산불이 집중된 것이다.

반대로 습도가 높은 여름철(7~9월)에 발생한 산불은 16년 동안 211건(3.1%)에 불과했다.

청명·한식과 겹치는 식목일 "산불에 취약"

2003년부터 2018년까지 산불이 가장 많이 난 날은, 나무를 심는 날인 식목일(4월 5일)이었다.

16년간 식목일에 발생한 산불은 120건으로 같은 기간 전체 건수의 1.7%를 차지했다. 식목일 다음 날인 4월 6일 발생한 산불이 104건(1.5%), 3월 28일 산불이 102건(1.5%)으로 뒤를 이었다.


식목일 전날인 4월 4일에도 16년 동안 89건(1.3%)의 산불이 발생했다. 이는 산불 발생이 1년 중 여섯 번째로 많은 날로, 식목일을 전후해 산불이 빈번했다.

식목일에 산불이 많이 나는 것은 풍습·문화와 기후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조선호 소방청 대변인은 “통상 청명, 한식과 시기가 겹치는 식목일에 성묘객이나 등산객이 증가해 담배꽁초 등으로 인해 산불이 많이 난다"며 "날씨가 건조한 가운데 농사 준비를 위해 쓰레기를 태우다 발생하는 산불도 적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렇다고 해도 유독 4월 5일에 산불이 집중된 이유는 무엇일까?

공휴일 해제하자 식목일 산불 급감

2005년까지 식목일이 공휴일이었던 점을 식목일 산불이 빈번했던 원인으로 꼽을 수 있다.

16년 동안 산불이 가장 많았던 요일은, 쉬는 날을 맞아 산을 찾는 이들이 느는 일요일(1,243건·18.1%)과 토요일(1,155건·16.8%)이다.

식목일의 경우, 공휴일이었던 2003년부터 2005년까지 발생한 산불은 61건으로 같은 기간 전체 산불(1,331건)의 4.6%였다. 반면 공휴일 지정이 해제된 2006년부터 2018년까지 발생한 식목일 산불은 전체(5,528건)의 1.1%인 59건이었다.

식목일 공휴일이던 때 3년간 발생한 산불이 공휴일 해제 이후 13년 동안 발생한 것보다도 많은 것이다.

조 대변인은 “식목일이 공휴일이던 때는 요즘과 달리 곳곳에서 나무 심기 행사가 진행됐다”며 “대규모 인원이 산을 오가다 보니 발화 요인도 그만큼 많았다”고 말했다.

한편 소방청은 매년 식목일 즈음 산불 예방 홍보 활동을 하며 특별 경계 근무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데이터 수집 분석 : 김명윤 윤지희
데이터 시각화 : 권세라 강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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