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완인 유학생 사망’ 음주운전자…1심서 징역 8년

[앵커]

지난해 11월 횡단보도를 건너던 타이완인 유학생을 치어 숨지게 한 50대 음주 운전자에게 법원이 징역 8년의 중형을 선고했습니다.

검찰 구형보다 더 무거운 형을 내린 건데, 유족들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음주운전 범죄가 줄어들길 바란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최유경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목사를 꿈꾸며 한국에서 신학 대학원을 다녔던 타이완인 쩡이린 씨.

지난해 11월 집 앞 횡단보도를 건너다가 음주운전 차량에 치여 세상을 떠났습니다.

운전자 52살 김 모 씨는 만취 상태에서 신호 위반은 물론 과속까지 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미 2012년과 2017년에 음주운전으로 벌금형을 받기도 했습니다.

이른바 '윤창호법'으로 불리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위험운전치사 등 혐의로 기소된 김 씨에게, 서울중앙지법은 징역 8년을 선고했습니다.

검찰이 구형한 징역 6년에 2년이 더해진 건데, 해당 범죄에 대한 권고 형량 중에서 가장 무거운 형을 선고한 겁니다.

재판부는 "만 28살에 불과했던 피해자가 젊은 나이에 갑작스럽게 사망했다"며 "해외에서 사고 소식을 접한 가족들의 충격과 슬픔을 헤아리기 어렵다"고 밝혔습니다.

김 씨는 사고 당시 렌즈가 돌아가는 등 앞이 잘 보이지 않았다고 항변했지만, 재판부는 그럴수록 운전에 더 주의를 기울여야 했다고 일축했습니다.

[강대민/故 쩡이린 씨 친구 : "처벌도 처벌이지만 사실 저희 사회가 더 관심 가져야 할 부분은 어떻게 하면 다시는 이런 비극적인 일들이 발생을 안 할지 더 생각을 많이 하고..."]

타이완에서 선고 소식을 들은 쩡 씨의 부모님 역시, 이번 사건을 계기로 음주운전 범죄가 줄어들길 바란다는 입장을 전해 왔습니다.

[故 쩡이린 씨 아버지 : "이번 판결이 앞으로 한국에서의 음주운전 범죄를 줄이고, 이로 인한 가족의 파괴를 막는 데에 보탬이 되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앞서, 김 씨에 대한 엄벌을 촉구하는 내용의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23만여 명이 동의했습니다.

KBS 뉴스 최유경입니다.

촬영기자:윤성욱/영상편집:권형욱/그래픽:안재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