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 연관성 부인했지만…포스코 노동자 폐섬유화 첫 산재 인정

입력 2021.03.02 (21:43) 수정 2021.03.02 (2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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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포스코 제철소 노동자들의 연이은 직업병 의심 사례.

KBS에서도 보도한 적이 있는데, ​실제 폐섬유증에 걸린 노동자가 처음으로 산재를 인정받았습니다.

업무 환경과 질병 사이 연관성을 부인하던 포스코도 예방 대책을 수립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허효진 기자입니다.

[리포트]

포스코 포항제철소에서 30년 가까이 일했던 정 모 씨.

석탄 분진과 유해가스 속에서 일한 세월이 원망스럽기만 합니다.

지난 2019년, 폐가 굳어가는 폐섬유증 진단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정OO/전 포스코 포항제철소 노동자 : "증기, 분진, 열기. 눈에는 먼지가 닿으면 눈도 못 뜰 정도고 그 때는 안전보호가 없고 일반 매연마스크나 안 그러면 집에서 뜨개실로 떠가지고.."]

정 씨는 동료들과 함께 집단 산재를 신청했습니다.

그러나 포스코는 정 씨의 질병과 작업환경 사이의 연관성을 부인해왔습니다.

자체 측정 결과 석탄분진이 노출 기준보다 현저하게 낮았다는 겁니다.

오히려 정 씨의 발병 원인은 흡연 때문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근로복지공단은 산재 신청 두달여 만 에 정 씨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정 씨가 석탄분진 등에 장기간 노출됐고, 현재의 작업환경에서도 석탄 분진이 상당 정도 측정돼 과거의 작업 환경을 고려하면 질병과 인과관계가 높다고 판단했습니다.

판정위원 7명이 만장일치로 내린 결론입니다.

그동안 포스코 제철소 노동자들의 잇단 폐섬유증에 대해 직업병 가능성이 제기돼왔지만 산재를 공식 인정받은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권동희/노무사 : "특발성 폐섬유화증이 사실상 굉장히 중한 질병인데 전문조사라든가 역학조사를 생략하고 빠르게 승인된 것이 포스코의 다른 노동자들의 직업성 암에 있어서도 (산재 승인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지 않겠느냐..."]

포스코는 근로복지공단의 산재 인정 이유를 살펴보고 예방 대책 등을 수립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현재 포스코 포항제철소에서 일하다 직업병을 얻었다며 산재 신청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노동자는 모두 13명입니다.

KBS 뉴스 허효진입니다.

촬영기자:이제우/영상편집:최민경/그래픽:최창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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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질병 연관성 부인했지만…포스코 노동자 폐섬유화 첫 산재 인정
    • 입력 2021-03-02 21:43:07
    • 수정2021-03-02 22:51:12
    뉴스 9
[앵커]

포스코 제철소 노동자들의 연이은 직업병 의심 사례.

KBS에서도 보도한 적이 있는데, ​실제 폐섬유증에 걸린 노동자가 처음으로 산재를 인정받았습니다.

업무 환경과 질병 사이 연관성을 부인하던 포스코도 예방 대책을 수립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허효진 기자입니다.

[리포트]

포스코 포항제철소에서 30년 가까이 일했던 정 모 씨.

석탄 분진과 유해가스 속에서 일한 세월이 원망스럽기만 합니다.

지난 2019년, 폐가 굳어가는 폐섬유증 진단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정OO/전 포스코 포항제철소 노동자 : "증기, 분진, 열기. 눈에는 먼지가 닿으면 눈도 못 뜰 정도고 그 때는 안전보호가 없고 일반 매연마스크나 안 그러면 집에서 뜨개실로 떠가지고.."]

정 씨는 동료들과 함께 집단 산재를 신청했습니다.

그러나 포스코는 정 씨의 질병과 작업환경 사이의 연관성을 부인해왔습니다.

자체 측정 결과 석탄분진이 노출 기준보다 현저하게 낮았다는 겁니다.

오히려 정 씨의 발병 원인은 흡연 때문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근로복지공단은 산재 신청 두달여 만 에 정 씨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정 씨가 석탄분진 등에 장기간 노출됐고, 현재의 작업환경에서도 석탄 분진이 상당 정도 측정돼 과거의 작업 환경을 고려하면 질병과 인과관계가 높다고 판단했습니다.

판정위원 7명이 만장일치로 내린 결론입니다.

그동안 포스코 제철소 노동자들의 잇단 폐섬유증에 대해 직업병 가능성이 제기돼왔지만 산재를 공식 인정받은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권동희/노무사 : "특발성 폐섬유화증이 사실상 굉장히 중한 질병인데 전문조사라든가 역학조사를 생략하고 빠르게 승인된 것이 포스코의 다른 노동자들의 직업성 암에 있어서도 (산재 승인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지 않겠느냐..."]

포스코는 근로복지공단의 산재 인정 이유를 살펴보고 예방 대책 등을 수립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현재 포스코 포항제철소에서 일하다 직업병을 얻었다며 산재 신청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노동자는 모두 13명입니다.

KBS 뉴스 허효진입니다.

촬영기자:이제우/영상편집:최민경/그래픽:최창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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