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IN] ‘코로나 베이비붐’ 오나?…“원치 않는 임신만 늘 것”

입력 2020.07.14 (10:48) 수정 2020.07.14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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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코로나19로 집안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코로나 베이비붐'을 기대하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나왔습니다.

하지만 빈곤국에서 원치 않는 임신만 늘어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지구촌인>입니다.

[리포트]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봉쇄령과 이동제한의 영향으로 '코로나 베이비들'이 태어날 것이란 예측이 세계 곳곳에서 나왔습니다.

피임기구 생산업체도 공장가동을 멈춰 이 같은 전망에 더욱 힘이 실렸는데요.

저출산이 사회문제인 다수의 국가에선 '코로나 베이비붐'을 은근히 기대하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팬데믹이 장기화하면서 전문가들은 정반대의 전망을 내놓고 있습니다.

집에서 지내는 시간이 길어진 동안 일시적으로 출산율이 늘어날 순 있지만 장기적으론 오히려 줄어들 거란 겁니다.

직업을 잃고 미래가 불안한 상태에서 임신과 출산을 미루거나 포기하는 젊은 층이 많아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입니다.

대신 중하위 소득 국가에서의 원치 않는 임신은 늘어날 것이란 전망입니다.

유엔 인구기금은 봉쇄 조치와 보건 서비스에 대한 접근이 지금과 같이 계속 제한될 경우 중하위 소득 국가에서만 약 700만 건의 의도치 않은 임신이 발생할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술라 르시/인도네시아 부녀자 : "팬데믹 동안 남편이 며칠을 집에서 쉬었습니다. 혹시 다시 임신하게 될까 봐 걱정이 됩니다."]

세계 4위 인구 대국 인도네시아도 원치 않는 코로나 베이비붐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인도네시아 당국은 내년에 평년보다 약 40만 명 가량의 신생아가 더 태어날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피임용 주사제 사용은 코로나 사태 발생 후 3월에만 52만 4천여 명에서 34만 1천여 명으로, 피임약 복용은 25만 1천여 명에서 14만 6천여 명으로 급감했기 때문입니다.

[우두르 다이아나 투만고르/인도네시아 출산 통제 기관 : "팬데믹으로 출산율 통제는 실패할 것입니다. 봉쇄로 인해 여성들이 정기 검사를 받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인도네시아 여성들의 98%는 호르몬제를 맞거나 약을 통한 피임을 선호하고 있습니다.

이는 두 달에 한 번씩 주기적으로 기관을 방문해 줘야 합니다.

하지만 한동안 관련 기간이 문을 닫았고 지금도 바깥 활동이 자제되고 있어. 원치 않는 임신을 부추기고 있습니다.

[라하유 프리하티나/출산 통제 기관 의료인 : "여성들이 감염 우려로 집에 머물고 있고, 자가 검사를 하기도 합니다. 정기적인 검진을 놓치고 있습니다."]

이 같은 상황은 아동 기아를 막기 위해 저출생 정책을 펴 온 조코 위도도 정부의 정책에도 역행하는 방향인데요.

특히나 이미 가난에 시달리는 저소득층에서 많은 아이가 태어날 것으로 보여 당국의 고민은 더 깊어지고 있습니다.

[우두르 다이아나 투만고르/인도네시아 출산 통제 기관 : "원치 않는 베이비붐을 막기 위해선 전화 상담이나 약을 배달하는 방식으로라도 계속해서 피임을 위한 도움을 주어야 합니다."]

코로나19 경제난으로 미래가 불투명해진 젊은 세대가 2세 계획까지 하는 것은 사치가 되어버린 지금, 가난의 대물림을 원치 않는 빈곤국 여성들의 임신만 늘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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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7-14 10:51:31
    • 수정2020-07-14 11: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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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코로나19로 집안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코로나 베이비붐'을 기대하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나왔습니다.

하지만 빈곤국에서 원치 않는 임신만 늘어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지구촌인>입니다.

[리포트]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봉쇄령과 이동제한의 영향으로 '코로나 베이비들'이 태어날 것이란 예측이 세계 곳곳에서 나왔습니다.

피임기구 생산업체도 공장가동을 멈춰 이 같은 전망에 더욱 힘이 실렸는데요.

저출산이 사회문제인 다수의 국가에선 '코로나 베이비붐'을 은근히 기대하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팬데믹이 장기화하면서 전문가들은 정반대의 전망을 내놓고 있습니다.

집에서 지내는 시간이 길어진 동안 일시적으로 출산율이 늘어날 순 있지만 장기적으론 오히려 줄어들 거란 겁니다.

직업을 잃고 미래가 불안한 상태에서 임신과 출산을 미루거나 포기하는 젊은 층이 많아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입니다.

대신 중하위 소득 국가에서의 원치 않는 임신은 늘어날 것이란 전망입니다.

유엔 인구기금은 봉쇄 조치와 보건 서비스에 대한 접근이 지금과 같이 계속 제한될 경우 중하위 소득 국가에서만 약 700만 건의 의도치 않은 임신이 발생할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술라 르시/인도네시아 부녀자 : "팬데믹 동안 남편이 며칠을 집에서 쉬었습니다. 혹시 다시 임신하게 될까 봐 걱정이 됩니다."]

세계 4위 인구 대국 인도네시아도 원치 않는 코로나 베이비붐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인도네시아 당국은 내년에 평년보다 약 40만 명 가량의 신생아가 더 태어날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피임용 주사제 사용은 코로나 사태 발생 후 3월에만 52만 4천여 명에서 34만 1천여 명으로, 피임약 복용은 25만 1천여 명에서 14만 6천여 명으로 급감했기 때문입니다.

[우두르 다이아나 투만고르/인도네시아 출산 통제 기관 : "팬데믹으로 출산율 통제는 실패할 것입니다. 봉쇄로 인해 여성들이 정기 검사를 받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인도네시아 여성들의 98%는 호르몬제를 맞거나 약을 통한 피임을 선호하고 있습니다.

이는 두 달에 한 번씩 주기적으로 기관을 방문해 줘야 합니다.

하지만 한동안 관련 기간이 문을 닫았고 지금도 바깥 활동이 자제되고 있어. 원치 않는 임신을 부추기고 있습니다.

[라하유 프리하티나/출산 통제 기관 의료인 : "여성들이 감염 우려로 집에 머물고 있고, 자가 검사를 하기도 합니다. 정기적인 검진을 놓치고 있습니다."]

이 같은 상황은 아동 기아를 막기 위해 저출생 정책을 펴 온 조코 위도도 정부의 정책에도 역행하는 방향인데요.

특히나 이미 가난에 시달리는 저소득층에서 많은 아이가 태어날 것으로 보여 당국의 고민은 더 깊어지고 있습니다.

[우두르 다이아나 투만고르/인도네시아 출산 통제 기관 : "원치 않는 베이비붐을 막기 위해선 전화 상담이나 약을 배달하는 방식으로라도 계속해서 피임을 위한 도움을 주어야 합니다."]

코로나19 경제난으로 미래가 불투명해진 젊은 세대가 2세 계획까지 하는 것은 사치가 되어버린 지금, 가난의 대물림을 원치 않는 빈곤국 여성들의 임신만 늘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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