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인천시장 사과는 했지만…멈추지 않는 ‘붉은 수돗물’

입력 2019.06.18 (08:35) 수정 2019.06.18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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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저희 아침뉴스타임 시간에 여러번 전해드린적이 있죠. 인천 지역의 붉은 수돗물 사태 소식입니다.

처음에는 서구 지역만 확인됐는데, 이제는 영종도와 강화도까지 확산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어제는 인천시장이 직접 고개를 숙이며 사과를 하기도 했는데요.

주민들 지금 어떤 상황일까요?

현장에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인천 영종도의 한 아파트 주민들이 줄을 서서 생수를 받아듭니다.

붉은 수돗물 사태가 영종도까지 번지면서 구청에서 생수를 지원하고 나선 겁니다.

이혜란/인천시 중구 : "2리터짜리 6팩을 받았지만 그걸로 과일 씻고 뭐 하고 하면 이건 하루 분량밖에 안 돼요. 이것으로 어떻게 우리가 계속 살아야 하는지 좀 걱정스럽죠."]

구청 지원으로는 턱없이 부족하다보니 슈퍼마켓에서는 생수가 날개돋힌 듯 팔립니다.

인근 슈퍼에서는 일인당 다섯 묶음만 팔고 있을 정돕니다.

[이승희/인천시 중구 상인 : "물량이 3배, 4배 지금은 5배까지 증가를 해서 지금 판매되고 있습니다. 마이너스로 해서 역마진으로 팔고 있습니다."]

주민들은 어떻게 생활하고 있을까? 한 아파트 안으로 들어가 봤는데요.

집 안에는 생수가 가득 쌓여 있고, 부엌 수도꼭지는 황사마스크로 감싸져 있습니다.

수돗물 상태를 테스트하기 위해 임시방편으로 해놓은 겁니다.

[윤미경/인천시 중구 : "미세먼지 때문에 난리 나서 사놓은 건데 이걸로 테스트하거든요."]

한참 물을 흘려보낸 뒤에 확인하면 확연하게 갈색 이물질이 묻어납니다.

평소에는 필터를 끼워서 사용하는데, 이틀에 한번씩은 바꿔야합니다.

샤워나 요리, 생활에 쓰이는 대부분 물은 생수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윤미경/인천시 중구 : "요리는 전체다 생수죠. 설거지만 그냥 일차적인 필터로 걸러주는 것으로 설거지를 하고 이들 속옷하고 베개는 생수로 한번 다시 헹구고…."]

처음 수돗물에 문제가 있다는 걸 알게 된 건 몸에 이상이 생기면서였는데요.

[윤미경/인천시 중구 : "가렵고 진물처럼 좀 나고 아이들도 오돌토돌하게 올라오고 막내딸 같은 경우도 안에서 완전 빨갛게 덮였었거든요."]

여러번 민원을 내고 설명회도 가봤지만 처음에는 영종도는 관계없다는 대답에 답답하기만 했다는데요.

[윤미경/인천시 중구 : "설명회도 가보고 하니까 그날 저뿐만 아니라 많은 엄마들이 울었어요. 너무 답답하고 마음이 아프고 슬프기까지 했어요. 다들 나는 모르겠다며 소속을 자꾸 떠넘기는데 피해는 보고 있고…."]

이번에는 다음달 셋째 출산을 앞둔 이아현 씨의 집입니다.

맘카페에서 내용을 접하고 필터를 달았더니 바로 갈색으로 변했다는데요.

태어날 아기 생각에 걱정이 태산입니다.

[이아현/인천시 중구 : "제가 이 물을 매일매일 생수를 사서 나를 수도 없고 물을 끓여서 매일매일 아기를 씻길 수도 없고…."]

게다가 어린이집을 다니는 아이들이 둘이나 있다보니 급식도 걱정입니다.

[이아현/인천시 중구 : "부모님들은 자기 눈으로 안 보니까 모르는 거잖아요. 그게 조금 걱정되긴 해요."]

가게들도 영업에 큰 타격을 입었습니다.

[인천시 중구 상인 : "손님 중에는 생수 쓰냐, 물 어떤 것을 쓰냐며 물어보시고 확인하는 분들도 계시고 일단 저희는 육수를 계속 우려야하기 때문에 생수를 그만큼 쓸 수가 없어요. 그래서 그게 제일 불편해요."]

[인천시 중구 상인 : "홀, 배달 이렇게 영업을 하고 있는데 체감상으로는 저번 달 대비해서 매출이 반 토막 나서 차이가 나는 것 같고…."]

처음 붉은 수돗물 사태가 시작된 서구의 상황은 더 심각합니다.

가게에는 아예 생수를 사용한다는 종이를 붙여놨는데요.

사태가 길어지자 상인들이 찾은 생존법입니다.

[박수일/인천시 서구 상인 : "지금 저희는 생수를 쓰고 있고요. 주방에서는 필터를 쓰고 있거든요. 그래서 삼일에 한 번씩, 이틀에 한 번씩 (필터를) 교환하고 있어요."]

생수와 필터 비용도 만만치 않은데다 가게 매출도 확 떨어져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박수일/인천시 서구 상인 : "지금 저희 같은 경우 (매출이) 40% 이상 떨어졌으니까요. 많이 힘들죠."]

인천시 150곳의 학교와 유치원에서는 생수나 급수차를 활용하거나 대체 급식을 진행하고 있는 상황.

이렇게 사태가 심각해지면서 지난 주말, 주민들은 거리로 나왔는데요.

["깨끗한 물 공급하라. (인정하고 사과하라.)"]

해당 지역 주민들은 입을 모아 조속한 사태 해결을 요구하고 있는데요.

[이정희/인천시 서구 : "이렇게 제대로 관리를 못해서 수돗물도 믿고 먹을 수 없게끔 만드는 게 제일 화가 나죠."]

[임해린/인천시 서구 : "더 이상 적수가 안 나온다고 이렇게 명확하게 얘기를 해줘서 저희가 전처럼 마음껏 물을 쓰는 것을 제일 바라고 있는 거죠."]

주민들의 불만이 높아지면서, 어제는 직접 인천 시장이 고개를 숙였습니다.

[박남춘/인천시장 : "시장으로서 너무나 참담한 마음입니다. 고개를 들 수 없을 정도로 죄송합니다."]

이번달 말까지 물 깨끗하게 만들겠다 피해보상 제대로 하겠다 이런 입장인데요. 아쉬움은 여전히 남습니다.

[최계운/인천대학교 건설환경공학부 교수 : "복잡한 관로에 대한 기술력이 부족했던 게 첫 번째 문제인 것 같고요. 이랬을 때 어떻게 초기 대응을 한다든지 하는 상수도에 대한 공개 행정도 부족하지 않았나 이렇게 생각하고 마지막으로 위기 대응 매뉴얼을 좀 만들어놔서 그것에 따른 대응을 해야 했었는데 그런 것도 좀 부족하지 않았나 이렇게 생각합니다."]

오늘, 환경부 등 정부 합동 조사단은 이번 사태의 원인에 대한 조사결과를 발표할 예정인데요.

붉은 수돗물, 과연 언제쯤 끝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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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 따라잡기] 인천시장 사과는 했지만…멈추지 않는 ‘붉은 수돗물’
    • 입력 2019-06-18 08:36:22
    • 수정2019-06-18 10:55:25
    아침뉴스타임
[기자]

저희 아침뉴스타임 시간에 여러번 전해드린적이 있죠. 인천 지역의 붉은 수돗물 사태 소식입니다.

처음에는 서구 지역만 확인됐는데, 이제는 영종도와 강화도까지 확산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어제는 인천시장이 직접 고개를 숙이며 사과를 하기도 했는데요.

주민들 지금 어떤 상황일까요?

현장에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인천 영종도의 한 아파트 주민들이 줄을 서서 생수를 받아듭니다.

붉은 수돗물 사태가 영종도까지 번지면서 구청에서 생수를 지원하고 나선 겁니다.

이혜란/인천시 중구 : "2리터짜리 6팩을 받았지만 그걸로 과일 씻고 뭐 하고 하면 이건 하루 분량밖에 안 돼요. 이것으로 어떻게 우리가 계속 살아야 하는지 좀 걱정스럽죠."]

구청 지원으로는 턱없이 부족하다보니 슈퍼마켓에서는 생수가 날개돋힌 듯 팔립니다.

인근 슈퍼에서는 일인당 다섯 묶음만 팔고 있을 정돕니다.

[이승희/인천시 중구 상인 : "물량이 3배, 4배 지금은 5배까지 증가를 해서 지금 판매되고 있습니다. 마이너스로 해서 역마진으로 팔고 있습니다."]

주민들은 어떻게 생활하고 있을까? 한 아파트 안으로 들어가 봤는데요.

집 안에는 생수가 가득 쌓여 있고, 부엌 수도꼭지는 황사마스크로 감싸져 있습니다.

수돗물 상태를 테스트하기 위해 임시방편으로 해놓은 겁니다.

[윤미경/인천시 중구 : "미세먼지 때문에 난리 나서 사놓은 건데 이걸로 테스트하거든요."]

한참 물을 흘려보낸 뒤에 확인하면 확연하게 갈색 이물질이 묻어납니다.

평소에는 필터를 끼워서 사용하는데, 이틀에 한번씩은 바꿔야합니다.

샤워나 요리, 생활에 쓰이는 대부분 물은 생수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윤미경/인천시 중구 : "요리는 전체다 생수죠. 설거지만 그냥 일차적인 필터로 걸러주는 것으로 설거지를 하고 이들 속옷하고 베개는 생수로 한번 다시 헹구고…."]

처음 수돗물에 문제가 있다는 걸 알게 된 건 몸에 이상이 생기면서였는데요.

[윤미경/인천시 중구 : "가렵고 진물처럼 좀 나고 아이들도 오돌토돌하게 올라오고 막내딸 같은 경우도 안에서 완전 빨갛게 덮였었거든요."]

여러번 민원을 내고 설명회도 가봤지만 처음에는 영종도는 관계없다는 대답에 답답하기만 했다는데요.

[윤미경/인천시 중구 : "설명회도 가보고 하니까 그날 저뿐만 아니라 많은 엄마들이 울었어요. 너무 답답하고 마음이 아프고 슬프기까지 했어요. 다들 나는 모르겠다며 소속을 자꾸 떠넘기는데 피해는 보고 있고…."]

이번에는 다음달 셋째 출산을 앞둔 이아현 씨의 집입니다.

맘카페에서 내용을 접하고 필터를 달았더니 바로 갈색으로 변했다는데요.

태어날 아기 생각에 걱정이 태산입니다.

[이아현/인천시 중구 : "제가 이 물을 매일매일 생수를 사서 나를 수도 없고 물을 끓여서 매일매일 아기를 씻길 수도 없고…."]

게다가 어린이집을 다니는 아이들이 둘이나 있다보니 급식도 걱정입니다.

[이아현/인천시 중구 : "부모님들은 자기 눈으로 안 보니까 모르는 거잖아요. 그게 조금 걱정되긴 해요."]

가게들도 영업에 큰 타격을 입었습니다.

[인천시 중구 상인 : "손님 중에는 생수 쓰냐, 물 어떤 것을 쓰냐며 물어보시고 확인하는 분들도 계시고 일단 저희는 육수를 계속 우려야하기 때문에 생수를 그만큼 쓸 수가 없어요. 그래서 그게 제일 불편해요."]

[인천시 중구 상인 : "홀, 배달 이렇게 영업을 하고 있는데 체감상으로는 저번 달 대비해서 매출이 반 토막 나서 차이가 나는 것 같고…."]

처음 붉은 수돗물 사태가 시작된 서구의 상황은 더 심각합니다.

가게에는 아예 생수를 사용한다는 종이를 붙여놨는데요.

사태가 길어지자 상인들이 찾은 생존법입니다.

[박수일/인천시 서구 상인 : "지금 저희는 생수를 쓰고 있고요. 주방에서는 필터를 쓰고 있거든요. 그래서 삼일에 한 번씩, 이틀에 한 번씩 (필터를) 교환하고 있어요."]

생수와 필터 비용도 만만치 않은데다 가게 매출도 확 떨어져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박수일/인천시 서구 상인 : "지금 저희 같은 경우 (매출이) 40% 이상 떨어졌으니까요. 많이 힘들죠."]

인천시 150곳의 학교와 유치원에서는 생수나 급수차를 활용하거나 대체 급식을 진행하고 있는 상황.

이렇게 사태가 심각해지면서 지난 주말, 주민들은 거리로 나왔는데요.

["깨끗한 물 공급하라. (인정하고 사과하라.)"]

해당 지역 주민들은 입을 모아 조속한 사태 해결을 요구하고 있는데요.

[이정희/인천시 서구 : "이렇게 제대로 관리를 못해서 수돗물도 믿고 먹을 수 없게끔 만드는 게 제일 화가 나죠."]

[임해린/인천시 서구 : "더 이상 적수가 안 나온다고 이렇게 명확하게 얘기를 해줘서 저희가 전처럼 마음껏 물을 쓰는 것을 제일 바라고 있는 거죠."]

주민들의 불만이 높아지면서, 어제는 직접 인천 시장이 고개를 숙였습니다.

[박남춘/인천시장 : "시장으로서 너무나 참담한 마음입니다. 고개를 들 수 없을 정도로 죄송합니다."]

이번달 말까지 물 깨끗하게 만들겠다 피해보상 제대로 하겠다 이런 입장인데요. 아쉬움은 여전히 남습니다.

[최계운/인천대학교 건설환경공학부 교수 : "복잡한 관로에 대한 기술력이 부족했던 게 첫 번째 문제인 것 같고요. 이랬을 때 어떻게 초기 대응을 한다든지 하는 상수도에 대한 공개 행정도 부족하지 않았나 이렇게 생각하고 마지막으로 위기 대응 매뉴얼을 좀 만들어놔서 그것에 따른 대응을 해야 했었는데 그런 것도 좀 부족하지 않았나 이렇게 생각합니다."]

오늘, 환경부 등 정부 합동 조사단은 이번 사태의 원인에 대한 조사결과를 발표할 예정인데요.

붉은 수돗물, 과연 언제쯤 끝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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