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보험사기 역대 최고…공유차·배달 오토바이도?

입력 2019.06.14 (08:33) 수정 2019.06.14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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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차 운전하시다가 사고 나면 보통 어떻게 처리하시나요?

보험사나 경찰에 연락하지 않고, 합의하시는 분들도 많으시죠?

자, 그런데, 잘 한번 보시죠. 공유 차량 서비스, 배달 대행업체를 통한 신종 사기도 늘고 있다고 합니다.

지금부터 현장을 확인해보시죠.

[리포트]

교차로 앞, 차량들이 일제히 좌회전을 시도하는데요.

앞서 달리던 흰색차량이 1차로로 차선을 넘자 뒤따라오던 차량이 피하지 못하고 들이받습니다.

그런데 이 사고 뭔가 이상하다는데요.

[임경찬/금융감독원 보험사기대응단 수석조사역 : "유사한 사고 유형으로 동일한 연령대에서 보험금 청구가 집중이 되니까 그럼 한 번 살펴볼 수밖에 없어요."]

유사한 사고는 한두 건이 아니었습니다. 공통점이 있다는데요.

[임경찬/금융감독원 보험사기대응단 수석조사역 : "주로 공유 차량 서비스를 이용했다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일반 승용차보다는 승합차처럼 여러 사람이 탈 수 있는 차에 동승해서 보험금을 수령한 것으로 보입니다."]

대부분이 카 쉐어링. 공유 차량 서비스로 빌린 차량을 이용하다 사고가 났다는 건데요.

경찰 수사에도 이상한 점이 포착됐습니다.

의심이 가는 사고 110건을 조사한 결과, 보험금을 수령한 70여 명이 서로 지인관계였다는 겁니다.

[임경찬/금융감독원 보험사기대응단 수석조사역 : "주로 지역이나 학교 선후배 사이인데 나이는 젊은 층입니다. 10대 후반의 미성년자도 포함이 돼 있고요."]

차로를 변경하는 차와 고의로 충돌하는 수법으로 이들이 받아 챙긴 보험금은 8억 원.

가담자는 무려 70명이 넘었습니다.

[임경찬/금융감독원 보험사기대응단 수석조사역 : "그룹 안에 있는 사람들은 서로 당연히 알고 있는 지인이고요. 각 그룹의 이른바 연락책들, 총무 역할을 하는 사람들은 서로 알고 있습니다. 단순하게 가담한 사람도 다른 그룹 사람들을 완전히 모른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특히 공유차량 서비스를 이용한 데는 이유가 있다고 하는데요.

[임경찬/금융감독원 보험사기대응단 수석조사역 : "차를 쉽게 확보할 수가 있고 또 일반 렌터카보다는 비용이 저렴한 것으로 확인됩니다."]

이번에는 다른 사고 현장입니다.

좁은 골목을 마주오던 오토바이가 차량을 정면으로 들이받는가 하면, 좌회전 하는 차량으로 오토바이가 충돌합니다.

블랙박스에 고스란히 담긴 사고 현장. 그런데 어딘가 어색했다는데요.

[임경찬/금융감독원 보험사기대응단 수석조사역 : "(승용차가) 비보호 좌회전을 했는데 오토바이가 약간 멈칫멈칫하는 게 살짝 보일 겁니다. '쿵' 하고 들이받고 마치 자동차가 잘못한 것처럼 연기를 하고 있고요."]

이상한 점 보셨습니까? 오토바이 운전자는 대부분 배달 대행업체 직원이었습니다.

경찰 조사 결과 배달 대행업체 직원 등 10여 명이 무려 90건의 고의 사고로 5억 원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번에는 경기도 성남의 한 주택가입니다.

["경찰 관계자 보험 사기 혐의로 체포 영장에 의해 체포합니다. 묵비권 있고, 변호인 선임권 있습니다."]

배달대행업체 직원 20대 조 모 씨가 체포됐는데요.

혐의는 다름 아닌 보험사기였습니다.

같은 배달대행업체 직원 10여 명과 함께 지난해부터 올해 3월까지 보험금 3천만 원을 받아 챙겼다는데요,

실제로 사고가 난건 단 한 건도 없었다고 합니다. 어떻게 가능했을까요?

[석동수/성동경찰서 교통범죄수사팀장 : "피시방 같은 데서 (인터넷) 지도를 열어놓고 '야 오늘은 여기서 교통사고 난 거로 하자.'(하고) 보험사에 전화를 해서 우리 이렇게 사고 났다. 연기죠. 연기를 하는 거예요. 나는 좌회전하고 상대방은 직진하다가 사고가 났다. 내가 휴대전화를 보고 가다가 지나가는 오토바이와 추돌했다. 그런 식으로…."]

피해자와 가해자로 역할을 정해 사고가 일어난 것처럼 연기를 하는가 하면 의심을 피하기 위해 사고를 재연해 보고 서로 입을 맞추기도 했다고 합니다.

[석동수/성동경찰서 교통범죄수사팀장 : "현장에 오토바이 두 대를 세워놓고 재연을 한다거나 보행자와 오토바이 간의 사고일 경우에는 그 일행을 태우고 가서 현장에서 사고를 재연하고 왜냐하면 서로 재연을 해서 입을 맞춰놓아야지 보험사에서 전화가 오면 (사고) 내용이 (일치하기) 때문에…."]

보험회사의 의심은 어떻게 피했을까요?

[실제 통화 내용/음성변조 : "(사고가 난 날짜와 시간이 언제입니까?) 방금 났거든요. (사고 현장으로 출동해서 사고 처리 같이 도와드릴까요?) 아니요. 그냥 이분이 접수만 해달라고 해서 출동은 뭐 필요(없어요)."]

피해자와 합의를 했다고 속여 보험회사 직원의 현장 방문을 사전에 차단했다고 합니다.

사고 현장은 증거를 남기지 않기 위해 CCTV 사각 지대를 노렸습니다.

[석동수/성동경찰서 교통범죄수사팀장 : "배달업체 직원들이기 때문에 관내를 잘 알아요. 자기들이 가공해 만든 사고이기 때문에 CCTV 없는 곳, 좁은 골목길, 비탈길 이런 곳에서 사고 난 것처럼 한 거예요. 자기들이 나중에 발각될 것이 두려워서…."]

쉽게 돈을 번다는 말에 배달 아르바이트를 하러 온 사회 초년생들도 가담한 것으로 알려지는데요.

[석동수/성동경찰서 교통범죄수사팀장 : "배달업체 직원들이 매일 보는 사이니까. 보험금 받으면 내가 얼마 줄 테니까. 아니면 네가 보험금 받으면 나한테 돌려줘라. 내가 너 얼마 줄 테니까. 그런 식으로 계속 꼬드긴 거죠."]

지난해 보험사기는 적발 금액만 8천억 원으로 역대 최고 수준입니다.

일단 이상한 상황에 처했다고 의심이 될 경우 현장에서 합의하지 마시고 보험회사나 경찰에 문의하는게 그나마 피해를 막는 방법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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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 따라잡기] 보험사기 역대 최고…공유차·배달 오토바이도?
    • 입력 2019-06-14 08:39:53
    • 수정2019-06-14 10:0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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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차 운전하시다가 사고 나면 보통 어떻게 처리하시나요?

보험사나 경찰에 연락하지 않고, 합의하시는 분들도 많으시죠?

자, 그런데, 잘 한번 보시죠. 공유 차량 서비스, 배달 대행업체를 통한 신종 사기도 늘고 있다고 합니다.

지금부터 현장을 확인해보시죠.

[리포트]

교차로 앞, 차량들이 일제히 좌회전을 시도하는데요.

앞서 달리던 흰색차량이 1차로로 차선을 넘자 뒤따라오던 차량이 피하지 못하고 들이받습니다.

그런데 이 사고 뭔가 이상하다는데요.

[임경찬/금융감독원 보험사기대응단 수석조사역 : "유사한 사고 유형으로 동일한 연령대에서 보험금 청구가 집중이 되니까 그럼 한 번 살펴볼 수밖에 없어요."]

유사한 사고는 한두 건이 아니었습니다. 공통점이 있다는데요.

[임경찬/금융감독원 보험사기대응단 수석조사역 : "주로 공유 차량 서비스를 이용했다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일반 승용차보다는 승합차처럼 여러 사람이 탈 수 있는 차에 동승해서 보험금을 수령한 것으로 보입니다."]

대부분이 카 쉐어링. 공유 차량 서비스로 빌린 차량을 이용하다 사고가 났다는 건데요.

경찰 수사에도 이상한 점이 포착됐습니다.

의심이 가는 사고 110건을 조사한 결과, 보험금을 수령한 70여 명이 서로 지인관계였다는 겁니다.

[임경찬/금융감독원 보험사기대응단 수석조사역 : "주로 지역이나 학교 선후배 사이인데 나이는 젊은 층입니다. 10대 후반의 미성년자도 포함이 돼 있고요."]

차로를 변경하는 차와 고의로 충돌하는 수법으로 이들이 받아 챙긴 보험금은 8억 원.

가담자는 무려 70명이 넘었습니다.

[임경찬/금융감독원 보험사기대응단 수석조사역 : "그룹 안에 있는 사람들은 서로 당연히 알고 있는 지인이고요. 각 그룹의 이른바 연락책들, 총무 역할을 하는 사람들은 서로 알고 있습니다. 단순하게 가담한 사람도 다른 그룹 사람들을 완전히 모른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특히 공유차량 서비스를 이용한 데는 이유가 있다고 하는데요.

[임경찬/금융감독원 보험사기대응단 수석조사역 : "차를 쉽게 확보할 수가 있고 또 일반 렌터카보다는 비용이 저렴한 것으로 확인됩니다."]

이번에는 다른 사고 현장입니다.

좁은 골목을 마주오던 오토바이가 차량을 정면으로 들이받는가 하면, 좌회전 하는 차량으로 오토바이가 충돌합니다.

블랙박스에 고스란히 담긴 사고 현장. 그런데 어딘가 어색했다는데요.

[임경찬/금융감독원 보험사기대응단 수석조사역 : "(승용차가) 비보호 좌회전을 했는데 오토바이가 약간 멈칫멈칫하는 게 살짝 보일 겁니다. '쿵' 하고 들이받고 마치 자동차가 잘못한 것처럼 연기를 하고 있고요."]

이상한 점 보셨습니까? 오토바이 운전자는 대부분 배달 대행업체 직원이었습니다.

경찰 조사 결과 배달 대행업체 직원 등 10여 명이 무려 90건의 고의 사고로 5억 원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번에는 경기도 성남의 한 주택가입니다.

["경찰 관계자 보험 사기 혐의로 체포 영장에 의해 체포합니다. 묵비권 있고, 변호인 선임권 있습니다."]

배달대행업체 직원 20대 조 모 씨가 체포됐는데요.

혐의는 다름 아닌 보험사기였습니다.

같은 배달대행업체 직원 10여 명과 함께 지난해부터 올해 3월까지 보험금 3천만 원을 받아 챙겼다는데요,

실제로 사고가 난건 단 한 건도 없었다고 합니다. 어떻게 가능했을까요?

[석동수/성동경찰서 교통범죄수사팀장 : "피시방 같은 데서 (인터넷) 지도를 열어놓고 '야 오늘은 여기서 교통사고 난 거로 하자.'(하고) 보험사에 전화를 해서 우리 이렇게 사고 났다. 연기죠. 연기를 하는 거예요. 나는 좌회전하고 상대방은 직진하다가 사고가 났다. 내가 휴대전화를 보고 가다가 지나가는 오토바이와 추돌했다. 그런 식으로…."]

피해자와 가해자로 역할을 정해 사고가 일어난 것처럼 연기를 하는가 하면 의심을 피하기 위해 사고를 재연해 보고 서로 입을 맞추기도 했다고 합니다.

[석동수/성동경찰서 교통범죄수사팀장 : "현장에 오토바이 두 대를 세워놓고 재연을 한다거나 보행자와 오토바이 간의 사고일 경우에는 그 일행을 태우고 가서 현장에서 사고를 재연하고 왜냐하면 서로 재연을 해서 입을 맞춰놓아야지 보험사에서 전화가 오면 (사고) 내용이 (일치하기) 때문에…."]

보험회사의 의심은 어떻게 피했을까요?

[실제 통화 내용/음성변조 : "(사고가 난 날짜와 시간이 언제입니까?) 방금 났거든요. (사고 현장으로 출동해서 사고 처리 같이 도와드릴까요?) 아니요. 그냥 이분이 접수만 해달라고 해서 출동은 뭐 필요(없어요)."]

피해자와 합의를 했다고 속여 보험회사 직원의 현장 방문을 사전에 차단했다고 합니다.

사고 현장은 증거를 남기지 않기 위해 CCTV 사각 지대를 노렸습니다.

[석동수/성동경찰서 교통범죄수사팀장 : "배달업체 직원들이기 때문에 관내를 잘 알아요. 자기들이 가공해 만든 사고이기 때문에 CCTV 없는 곳, 좁은 골목길, 비탈길 이런 곳에서 사고 난 것처럼 한 거예요. 자기들이 나중에 발각될 것이 두려워서…."]

쉽게 돈을 번다는 말에 배달 아르바이트를 하러 온 사회 초년생들도 가담한 것으로 알려지는데요.

[석동수/성동경찰서 교통범죄수사팀장 : "배달업체 직원들이 매일 보는 사이니까. 보험금 받으면 내가 얼마 줄 테니까. 아니면 네가 보험금 받으면 나한테 돌려줘라. 내가 너 얼마 줄 테니까. 그런 식으로 계속 꼬드긴 거죠."]

지난해 보험사기는 적발 금액만 8천억 원으로 역대 최고 수준입니다.

일단 이상한 상황에 처했다고 의심이 될 경우 현장에서 합의하지 마시고 보험회사나 경찰에 문의하는게 그나마 피해를 막는 방법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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